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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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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휴일이다. 내게 남은 시간은 수요일, 목요일 뿐이다. 그런데 수요일 오전에는 회의가 있고, 만들어야 할 도표가 있다. 그리고 준비해야 할 중요 이벤트도 있다. 그리고 내가 저질러 놓은 쿠폰도 있다. 나는 고민에 빠진다. 많은 일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들을 모두 처리하지 못하는 나에 대해서도. 나는 왜 시간이 없는가? 생각에 잠긴다. 내가 외워야 하는 숫자들을 떠올린다. 그것들을 외우는 데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나는 암기에 능하지 못하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내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집에 도착한다. 아직도 고민 중이다. ####이 좋지만, 내가 그걸 실제로 해낼 수 있을지는 염려스럽다. 내가 ##하지 않는 게 목표라고 하면서 더 할 수 있다고 한다. 어떻게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나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걸 사실 중요하지 않다. 나에 대한 남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내가 내 자신에게 내리는 평가도 중요하다.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실은 잘 모르겠다.


책을 읽어야 하는데, 하고 싶은 게임도 있다. 하나는 <호라이즌 제로 던> 이고 나머지 하나는 <위쳐3> 다. <호라이즌 제로 던> 은 정말 재밌게 하고 있는데 <위쳐3> 는 남들이 재미있다니까 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 그렇게 큰 즐거움은 느끼지 못했다. 이 게임을 계속 하는 게 옳은 것일까, 싶다가도 남은 다 재밌었다잖아, 곧 재밌어지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키보드 앞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타이핑하는 것은 재미있다. 아름다운 글을 쓰지 못하는 부분은 안타깝지만 앞으로 노력하면 변화할 것이다. 나는 그저 자기객관화를 하고 어떻게 하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수밖에 없다. 나를 위한 시간을 내기 위해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하지 못한 일들이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 옆 자리로 옮겨오는 그 사람이 나의 짐을 좀 덜어준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슈퍼인이 되고 싶기도 하다. 제일 가는 실력자가 되고 싶기도 하고, 이 집안에서 충만한 나의 삶을 살아가고 싶기도 한다.


오늘은 벌써 21시다. 시간은 참으로 빨리 간다. 오늘 하루도, 순식간에 지나갔다. 회사에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르게 훅 간다. 특히나 오늘 같은 날이면 더욱, 해야 할 일이 많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 해나가는지 모르겠다. 내가 너무 많은 걸 고민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너무 망설이고, 너무 낭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도 나에게 가르침을 주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알아서 잘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멀리에서 고양이가 걸어온다. 기지개를 쭉 핀 다음 늘어지듯 바닥에 쓰러진 후 팔을 쭉 뻗는다. 두 눈은 나를 응시하다가, 물소리가 나는 화장실로 옮겨간다. 저 멀리 거실을 바라봤다가 몸을 한번 뒹굴더니 고요히 그리고 정성스럽게 앞발을 핥기 시작한다. 한 번 더 몸을 굴리곤 그루밍을 한다. 나에게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 게 애석하기 그지 없다. 그렇지 않았다면 당장 얼굴을 들이미르고 입방구를 뀌었을 것을.


지금은 21시, 내일 일어나야 할 시각은 6시 20분, 취침 시간 8시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10시 20분에는 잠이 들어야 한다. 앞으로 1시간 20분이 남은 셈이다. 그럼, 이렇게 하겠다. 나는 30분 동안 일을 하고, 30분 동안 씻고, 그리고 남은 20분은 잠들기 위해 침대 위로 올라갈 것이다.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나는 20분 내에 잠에 들 수 있을 것인가? 내가 핸드폰을 들여다보지 않는다고 어떻게 확신할 것인가? 확신할 수 없다. 게다가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싶다. 아니, 책을 읽고 싶기도 하다. 책을 읽어야겠다. 우선은 읽은 책에 대한 독후감부터 써야지. 20분 동안 쓰다보면 잠이 올 수도 있다. 책을 읽는다면 잠이 더 잘 오겠지만, 그것보다는 능동적인 일을 하고 싶다.


일단은, 씻어야겠다. 설거지도 하고, 고양이 밥도 주고, 양치도 시켜주고, 설거지 한번 더 하고, 일하고, 자전거를 잠시 탔다가, 글을 썼다가, 잠들어야겠다. 그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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