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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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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자야 하는데, 고양이가 냉장고 위에서 내려올 생각을 않는다. 치주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양치를 해야 하는데, 누굴 닮아서 저리도 고집불통인지 모르겠다. 기다리기도 심심하던 차라서 나는 아이패드와 키보드를 책상 위로 꺼내놓았다. 이렇게 심심하고 심란할 때에는 뭐라도 써야 기분이 풀린다.


모든 걸 털어놓고 싶기도 하고, 내 밖으로 절대 꺼내고 싶지 않기도 하다. 몇 번이나 허공을 맴돌다 몇 글자를 조립하고 다시 지워버리고를 반복한다. 어쩌면 나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사고를 하고, 괴로워하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 단어, 저 단어로 도망친다. 중앙을 찌르지 못하고 주위만 맴돌다가 끝을 낸다. 단순히 글 쓰는 방식을 넘어 그건 나의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치부를 정확히 건드리지 못하고, 기웃거리다가 다른 환상 속으로 도망가고야 마는 겁쟁이 같은 삶.


이런 격언이 있다. ‘겁쟁이는 살면서 몇 번이고 죽는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런 타투를 새겼다. ‘I want to live forever this time. - 나는 영원히 살고 싶다, 이번에는.’ 초라하고 비겁한 나의 모습을 조우할 때, 이따금 나는 이 문장을 떠올린다. 나는 영원히 살고 싶다, 이번에는. 나는 문장을 성급하게 소화시키지 않는다. 자음과 모음을 한입한입 베어물어 나태한 위장 속에서 단어로, 문장으로 세워올렸다가, 다시 무너뜨리고 일그러뜨린다. 종종 나의 손목 안쪽에 정교하게 새겨진 그 성스러운 문장을 상상한다. 문장이 나와 일체화되고, 누군가의 다짐이 나의 다짐으로 환생하는 모습을 망상한다. 그리곤 다시 천천히 문장을 소화해보는 것이다. 나는 영원히 살고 싶다, 이번에는. 하지만 요즘엔 그 문장들이 와닿지가 않는다. 나는 살고 싶다, 영원히, 이번에는. 죽음의 무뎌진 나의 맥은 참 성실히도 뛰고 또 뛴다..


나를 드러내 표현하고 싶고, 꽁꽁 이불로 싸매 숨기고 싶다.

영원히 살고, 이대로 먼지처럼 소멸해버리고 싶다.

제대로 성취해내고 싶고, 절대 실수를 저지를 일 없도록 안전한 역할만 맡고 싶다.


고양이 양치를 하고 싶은데, 고양이는 하기 싫은 모양이다.

投稿者 qirdg5 | 返信 (0) | トラックバック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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